대상관계 요약 12 - 역전이
1. 역전이
1) Freud(1910)는 역전이를 환자에 대한 분석가의 무의식적이고 유아적 반응이기 때문에,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했음.
2) 그러나 최근 역전이는 점차 유용한 치료의 도구로 여겨지고 있음. 또한 환자에 대한 치료자의 의식적이고 적절한 정서적 반응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음(Kernberg).
3) 환자에 대해 치료자가 감정적인 수준에서 받는 인상은 환자가 주변 사람에게 불러일으키는 감정의 표본을 제공함.
4) 예) 치료자가 좌절스럽고, 치료의 희망이 없다고 느꼈던 것을 수퍼바이저에게 이야기. 이는 환자의 특징적 관계방식에 대한 반응을 나타냈음. 이것은 넓은 의미의 역전이임. 좁은 의미의 역전이(치료자 자신의 개인적 문제)와 넓은 의미의 역전이는 대체로 중복되는 경우가 많음.
5) 그러나! 단순히 치료자의 역전이 감정을 환자의 것으로 돌려버리고 투사적 동일시의 개념을 끌어들이는 것은 주의해야 함.
2. 투사적 동일시와 역전이
1) 앞서, 좌절스럽고 치료에 희망이 없다고 느꼈던 치료자는 자신이 느꼈던 역전이를 공감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을 보여주었음.
2) 환자가 자신의 감정과 유사한 감정을 치료자에게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환자가 얼마나 무력하고 희망이 없다고 느꼈는지 알게 되었음. 공감적으로 알아차리며 넘어갈 수 있었음.
3. 담아내는 것과 담기는 것
1) 역전이를 유익하게 처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Bion이 제시한 contain의 개념을 사용하는 것임.
2) 아이와 부모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인간 투사적 동일시에서, 부모가 투사된 감정을 내면화하고 담아주고, 조절하여 되돌려 줄 때 아이는 변화한 감정을 내사화 할 수 있는 것처럼, 치료자도 이처럼 담아주고 소화시킨 감정 을 되돌려 줄 수 있음.
3) 이때, 치료자는 마음을 열고 환자의 절박한 심정을 받아들여야 함. 만약 치료자가 역전이 감정으로 위기감을 느낀다면 즉각적 행동(enactment)을 취하고자 하는 유혹을 이겨내야 함.
4) 역전이의 효과적인 활용은 어떤 불쾌함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방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자각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음.
5) 치료자는 치료 중 일어나는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왜곡 할 수 있음. 분노는 죄책감, 지루함으로, 두려움은 무관심으로.. 전치될 수 있음. 이것은 치료를 방해함. 역전이로 인한 이런 왜곡과 전치가 다루어져야 함.
4. 지루함
1) 지루함에 관한 문헌을 개관한 Kulick(1985)에 의하면 지루한 감정은 환자나 치료자 모두 공격적이거나 경쟁적인 감정을 회피하면서 발생할 수 있음.
2) 두 사람 모두 애정이나 성적인 갈망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에도 비슷함. 이런 감정에 거리를 두려고 하면 모든 정서적 접촉의 부재가 생길 수 있음.
3) 지루함의 역전이 원인 중 하나는, 치료자가 오랫동안 환자에 의해 자기-대상이나, 부분대상으로 취급되는 것임. 치료자를 하나의 물건이나 환상, 심지어 환각으로 보는 환자와 있으면 사람과 관계하고 있다는 느낌이 약해지면서 지루해질 수 있음.
4) 치료자를 자신의 환상 속 인물로 보았던 B.G.의 예) 환자는 치료자를 자신의 환상 속 -영국 귀족과 같은 인물- 로 대한 결과, 치료자는 치료에 흥미를 유지하기 어려웠음. B.G.가 치료자에게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백일몽에게 말하는 것 같았음.
5. 평가절하
1) 환자에 대한 평가 절하는 흔히 일어나는 역전이 중 하나임.
2) 치료자는 동료에게 환자를 깎아 내리는 말을 할 때가 있음. 초보 치료자에게 자주 나타나지만, 어느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음.
3) 이는 환자가 스스로 비하한 자기이미지를 치료자에게 투사하고 치료자는 환자를 비하함으로써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시사함. => 치료자는 투사적 역동일시를 이해하여 치료에 활용하기 보다 그저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임.
4) 특히 응급실이나 비인격적인 분위기의 병원에서 이런 상호작용을 조장함. 환자와 치료자가 서로 진짜 한 인간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음.
5) 약물중독자를 ‘아편쟁이‘, ‘족제비 같은 인간'이라고 불렀던 치료자의 예. 심리치료 장면같이 더 친밀한 장면이었다면, 환자를 비하하는 치료자의 태도가 여지없이 환자에게 전달되었을 것임.
6. 자기애적 환자의 역전이
1) 자기애적 환자들은 치료자를 강하게 평가절하하거나 이상화 함.
2) 초보 치료자는 이상화 전이보다 평가절하 전이를 훨씬 더 많이 겪는데, 이렇게 끊임없이 은근하게 무시당하는 것이 이상화 전이보다 더 나을 것은 없음. 치료자가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전문적 식견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임에도 불구, 무시되고 말살되는 느낌이 드는 역전이가 발견됨.
3) 관련 역전이로 지루함, 초조함, 졸림, 치료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막연한 느낌 등이 포함.
4) 이런 환자에 대한 보고가 있는 수퍼비전의 전형적 예..
- ‘그 여자는 매주 와서, 한 주일간 있었던 일을 열거하고, 내 옷차림에 대해 흉을 보고, 내가 개입을 하면 전부 무시하고 그리고 가버려요. 왜 계속 오는 걸까요? 치료에서 뭘 얻고 있을까요?’
5) 방 안에 사람이 없는 것 같은 기이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흔함.
6) 극심한 졸림은 가장 불쾌한 반응일 것임.
7) 때로 환자가 이상화 할 때는 과대하게 팽창되는 느낌이나 두 사람이 서로를 칭찬하는 사교클럽에 가입한 느낌이 들기도 함.
8)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이 사람들이 일으키는 특별한 종류의 전이를 알아야 함. 이들은 부모상을 치료자에게 투사하기 보다는, 자기의 한 측면을 외재화 함. 즉 환자는 치료자에게 거대하거나 평가절하된 자기의 한 부분을 투사함.
9) 치료자를 자신과 구분되는 독립적인 사람으로 지각하기 보다는 자존감을 유지하는 기능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치료자에게 무력감과 당혹감을 안겨 줌. 비인간화의 효과. => 그러나 대부분의 치료자들이 이런 역전이 반응을 느끼리라 예상한 다음, 이것을 더 쉽게 인내하고 자제할 수 있고 공감적 이해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함.
10) 치료자에게 결함이 있다고 느끼게 되는 경향은 환자의 핵심적인 염려를 잘 드러내는 현상.
7. 피해자-가해자 역할
1) 죄없는 피해자는 특별한 호기심을 자극함.
2) 여성 치료자가 아동기 성적 학대를 당한 여성 환자를 만나게 될 때, 처음에는 망각했던 외상을 자각하고 빨리 회복이 되며 치료자에게 만족감을 주기도 함. 그러나 그 뒤에 치료가 수렁에 빠질 수 있음.
3) 치료자의 역전이 예) ‘그녀는 나에게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계속해요. 그런데 더 나아지지 않아요. 그녀의 불쾌한 것들을 내 안에 밀어 넣고 그냥 문밖으로 나가버리는 것 같아요. 나는 저녁 내내 그 일을 고민하게 되고 요’
- 치료자는 침해 당하고 피해자가 된 것으로 느꼈음. 이것은 환자가 어릴 때 성적으로 학대 받고 버림받은 방식과 유사. 전이에서 치료자를 피해자로 만들었음.
- 자주 일어나는 현상은, 성적으로 학대당한 환자가 치료자에게 정보를 부분적으로 조금씩 내놓으면서 치료자를 애태우는 것. 치료자는 환자를 침해하는 수준으로 물어보고, 침해하도록 유도된다.
- 치료자는 환자가 자신을 ‘열도록’ 강요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것을 발견하게 됨. 환자의 이런 행동이 어릴적 성적 학대를 유도했다는 것은 아님. 그러나 일단 학대를 당한 후 내사된 가해자를 재투사하고 그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려 함. (그러나 이렇게 상황을 통제하기보다 오히려 다른 학대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음)
- 수퍼비전에서) “이 내담자는 마치 자신을 거칠게 다루어 달라고 나에게 강요하는 것 같아요. 뭔가 할말이 있다고 하면서도, 말을 안해요. 그러면 나는 그녀를 말하라고 강요하고 싶어져요.
8. 분노와 죄책감
1) 역전이로 나타나는 분노는 흔히 다른 사람(즉, 가족, 동료, 기관)에 전치됨. 분노는 역전이 죄책감으로 바뀔 수 있고 치료자를 무력하게 함.
2) 많은 치료자는 환자를 돌봐야 하며, 환자가 그들을 귀찮게 하거나 화나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느낌. 그들은 모든 사람을 도울 수 있고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음.
3) 환자가 치료자에게 강한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면, 치료자는 죄책감으로 무력해질 수 있고, 적절한 한계를 설정하는데 걸림돌이 됨.
4) Kernberg는 치료자가 역전이 분노를 직접 자각하고 자신을 무력화시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함. -> 치료자가 자신의 좌절감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그것이 환자의 조절되지 않고 원시적인 공격성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면, 그들은 더 효과적인 치료자가 될 수 있다고 하였음. 그런 다음 역전이 분노를 스스로 담아낼 수 있고 환자의 감정도 담아내도록 도와줄 수 있었음.
9. 긍정적 역전이
1) 역전이는 원래 환자에 대해 치료자가 가질 수도 있는 성적인 환상을 가리키는 용어였음(Freud, 1915).
2) 치료자가 느끼는 흥분이 무엇이든 그것이 주로 환자에 의해 유발되었다고 생각하고 전이의 관점에서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음. 그러나, 환자나 치료자의 자기-타자 경계 문제나 공격성 혹은 과대성이 방해가 될 때 문제가 됨.
3) 즉, 치료자와 공생적 애착을 느끼는 환자는 이런 친밀함을 성적인 소망으로 경험 할 수 있음.
4) 치료자가 외롭고 불안전하며 누군가가 이상화 해주길 바라는 경우, 내담자를 공감하는 대신, 환자의 성적인 감정을 마땅한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유혹을 느낌. Or 환자의 이런 감정 때문에 위협을 느껴 공감하기보다 환자와 거리를 두기도 함(자문을 통해 행동화하지 않도록 도움을 받아야 함).
5) 어떤 환자는 적개심을 숨기기 위해 치료자를 유혹하기도 함. 치료자를 희롱하면서 그를 지배하려는 소망을 갖고 있을 수도 있음. Or 치료자는 환자를 성적으로 이용하면서 지배력을 되찾으려는 유혹을 느낄 수도 있음.
=> 이때 치료자는 신성한 척하며 자제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자극되는 감정이 무엇이든 그 감정에 대해 숙고하고 환자의 행동을 이해하려 애쓰고 그러한 행동을 논의의 주제로 삼는 것이 효과적임.
=> 환자는 자신의 유혹하려는 언행에 대해 언급하면 흔히 안도감을 느낌. 그들의 죄책감이나 지나친 친밀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